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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54조 대체투자에도 ESG 적용…1,848조 연기금 ‘책임투자’ 전 자산군 확대
입력 : 2026-08-21 07:00

국민연금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주식·채권 넘어 사모·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까지 ESG 원칙 적용

공포 6개월 후 시행대체투자 99% 위탁운용, 운용사 선정·점검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반영 검토

 국민연금 254조 대체투자에도 ESG 적용…1,848조 연기금 ‘책임투자’ 전 자산군 확대

[한국농어민뉴스] 국민연금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가 주식과 채권을 넘어 사모투자·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까지 확대된다.

 

1,800조 원을 넘어선 세계적인 대형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사실상 전 자산군에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추면서 국내외 자본시장과 자산운용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820일 국민연금이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 자산군을 확대하고, 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에 ESG 요소별 고려 기준과 방법을 명시하도록 하는 국민연금법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그동안 주식·채권 중심이었던 국민연금 책임투자의 범위를 대체투자까지 넓힌 것이다.

 

책임투자는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자산을 운용할 때 단순한 재무성과뿐 아니라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방식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ESG 통합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운용하는 주식·채권의 경우 기업에 대한 재무분석 과정에서 ESG 요소를 함께 평가한다.

 

예를 들어 투자 가능 종목군에 새로운 기업을 편입할 때 ESG 평가가 하위 등급이면 운용역이 별도의 ESG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최하위 등급 기업은 벤치마크 대비 초과 편입을 제한하는 방식 등이 활용되고 있다.

 

위탁운용 주식과 채권에서도 운용사 선정 과정에 책임투자 요소를 반영하고, 선정 이후에도 해당 운용사가 ESG 원칙을 지속적으로 적용하는지 점검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1년 국내외 주식·채권 위탁운용사 선정 및 모니터링에 책임투자 요소를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2023년에는 ESG 통합전략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해외 주식·채권까지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등 책임투자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다.

 

이번 법 개정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동안 명시적인 법적 적용 근거가 부족했던 대체투자를 책임투자 영역에 포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는 이미 전체 기금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공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65월 말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은 1,8487천억 원이다. 이 가운데 금융부문 투자액은 1,8477천억 원이며, 대체투자는 2545천억 원으로 전체 금융자산의 13.8%를 차지한다.

 

대체투자 가운데 해외투자 규모만 2293천억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 전체 해외투자는 9897천억 원으로 금융부문 자산의 53.5%까지 확대된 상태다.

 

특히 대체투자는 주식·채권과 달리 외부 전문 운용사를 활용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20265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2545천억 원 가운데 위탁운용 규모는 약 251조 원에 달한다. 사실상 대부분의 대체투자가 국내외 자산운용사를 통해 운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법 개정은 국민연금 내부의 투자심사 기준뿐 아니라 앞으로 국민연금의 자금을 위탁받으려는 국내외 사모펀드(PEF), 부동산·인프라·사모대출 등 대체투자 운용사의 투자전략과 운용사 선정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개정법은 국민연금기금 관리·운용 과정에서 ESG 요소를 고려할 수 있는 자산군에 대체투자를 명시적으로 추가했다. 다만 ESG 원칙을 적용할 구체적인 대체투자 범위는 향후 국민연금법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국민연금 254조 대체투자에도 ESG 적용…1,848조 연기금 ‘책임투자’ 전 자산군 확대

국민연금기금 운용 전반의 기본원칙을 규정하는 기금운용지침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별 고려 기준과 적용 방법을 포함하도록 법적 근거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시행령과 기금운용지침을 통해 부동산과 인프라, 사모투자 등 각 대체투자 분야의 특성을 어떻게 ESG 평가에 반영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의 경우 에너지 효율과 탄소배출, 친환경 건축 등이 주요 평가 요소가 될 수 있고, 인프라 투자에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환경영향, 안전관리 등이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사모·기업투자는 투자기업의 지배구조와 노동·인권, 산업재해, 환경 관련 위험 등을 투자 판단에 반영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다만 구체적인 평가항목과 반영 비율 등은 앞으로 마련될 시행령과 기금운용지침에서 확정돼야 한다.

 

이번 변화는 국민연금의 중장기 자산배분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국민연금의 2026년 목표 포트폴리오에서 대체투자 비중은 14.0%이며, 중장기적으로도 대체투자를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로 활용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중기 자산배분 방향에서는 장기적으로 주식 약 55%, 채권 약 30%, 대체투자 약 15%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익 측면에서도 대체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최근 5년 누적 금융부문 수익률은 9.75%로 기준수익률 9.59%0.16%포인트 웃돌았으며, 자산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11.24%, 해외주식 17.82%, 국내채권 1.39%, 해외채권 6.24%, 대체투자 12.75%를 기록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ESG 책임투자 확대는 단순히 친환경·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정책 차원을 넘어 수백조 원 규모의 장기투자에서 ESG 관련 위험까지 투자 위험요소로 관리해 안정적인 장기수익률을 확보하려는 기금운용 전략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기후변화와 탄소규제 강화, 기업의 산업재해와 공급망 문제, 지배구조 분쟁 등이 실제 기업가치와 투자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연기금과 기관투자자에게 ESG는 장기 투자위험 관리의 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 강화와 함께 수탁자 책임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7월 수탁자 책임 활동에 대한 이행점검 체계를 도입하기로 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7개 원칙별 12개 이행점검 항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이번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ESG를 적용하느냐'에서 '어떤 기준으로 실제 투자에 반영하느냐'로 이동할 전망이다.

 

ESG 평가 기준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적용할 경우 우량 투자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반면, 기준이 지나치게 느슨하면 책임투자 확대라는 법 개정 취지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인 만큼 ESG라는 정책적 가치와 수익성·안정성이라는 기금운용의 본래 목적 사이에서 정교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 254조 대체투자에도 ESG 적용…1,848조 연기금 ‘책임투자’ 전 자산군 확대

개정 국민연금법은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 절차를 거쳐 공포 6개월 후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시행 전까지 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을 개정하고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과 사후 점검 과정에서 ESG 요소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할지 검토할 계획이다. 이후 가입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논의를 거쳐 세부 시행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법 개정의 의미에 대해 국민연금의 전 자산군에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모든 자산군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금 수익을 높여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20265월 말 기준 1,8487천억 원의 적립금과 2545천억 원의 대체투자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형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투자 기준 변화가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부동산·인프라·사모투자 시장과 국내외 자산운용업계의 ESG 투자전략 변화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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