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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이산화탄소 ‘돌’로 바꿔 영구 저장…KAIST, 해양 탄소 제거 기술 개발
입력 : 2026-08-08 14:26

KAIST·MIT 공동연구팀, 전기화학 기반 ‘e-DOC’ 기술 개발

제주 용암해수 실험서 탄소 80~90% 제거·전력 소비 최대 54% 절감

탄산칼슘으로 탄소 고정수소·수산화마그네슘까지 동시 생산

 바닷물 이산화탄소 ‘돌’로 바꿔 영구 저장…KAIST, 해양 탄소 제거 기술 개발

[한국농어민뉴스] 바닷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다시 배출되지 않는 형태의 광물로 바꿔 사실상 영구 저장하는 새로운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T. 앨런 해튼(T. Alan Hatton)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바닷물 속 탄소를 안정적인 탄산칼슘(CaCO) 형태로 저장하는 전기화학 기반 해양 탄소 제거(e-DOC·Electrochemical Dissolved Ocean Carbon Removal)’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뒤 별도의 저장시설에 기체 상태로 보관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계에 존재하는 안정적인 광물인 탄산칼슘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하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바닷물에 녹아 있는 탄소 성분인 용존무기탄소(DIC·Dissolved Inorganic Carbon)를 제거할 경우 바다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게 되는 원리를 활용했다.

 

쉽게 말해 물이 가득 찬 큰 통에서 일부를 퍼내면 빈 공간이 다시 채워지는 것처럼, 바닷물 속 탄소를 제거하면 바다는 대기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새로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특히 연구팀은 제거한 탄소를 다시 대기로 방출될 가능성이 낮은 탄산칼슘 형태의 광물로 전환했다.

 바닷물 이산화탄소 ‘돌’로 바꿔 영구 저장…KAIST, 해양 탄소 제거 기술 개발

이에 따라 단순히 바닷물 속 탄소 농도를 낮추는 것을 넘어 대기 중 이산화탄소까지 장기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해양 탄소제거(CDR·Carbon Dioxide Removal)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시된다.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를 가로막았던 대표적인 문제는 스케일링(Scaling)’ 현상이었다.

 

전기화학 반응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탄산칼슘 등 광물이 전극 표면에 달라붙으면서 장치가 막히고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주전자나 수도관 안쪽에 물때가 쌓이는 것과 비슷하다. 광물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전극을 자주 세척하거나 교체해야 해 유지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전체 공정의 에너지 효율도 떨어진다.

 

KAIST·MIT 공동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공사 전극 조립체(HFEA·Hollow Fiber Electrode Assembly)를 개발했다.

 

속이 빈 실 형태의 전극 내부에 이온만 통과시키는 막과 상대전극을 동심원 구조로 배치해 탄산칼슘 등 광물이 전극 표면이 아닌 전극 바깥에서 생성되도록 설계했다.

 

전기화학 반응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수소 기포도 전극 표면에 광물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를 수소 기포가 칫솔처럼 전극 표면을 계속 닦아주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제 제주 용암해수를 이용해 장치 성능도 검증했다. 실험 결과 장치를 12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연속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바닷물 속 용존무기탄소의 80~90%를 제거했으며 기존 기술과 비교해 전력 소비를 최대 5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고순도 수소(H)와 수산화마그네슘(Mg(OH))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수소는 청정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고 수산화마그네슘은 친환경 소재와 각종 산업 원료로 활용될 수 있어 향후 해양 탄소 제거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장치는 소형·모듈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육상 대규모 시설뿐 아니라 선박과 해양플랜트 등 다양한 해양시설에 설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앞으로 시스템 규모를 키울 경우 해수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여 탄소를 제거하고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대규모 해양 탄소 제거 시설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고동연 KAIST 교수는 이번 기술에 대해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다시 나오지 않는 광물 형태로 바꿔 저장함으로써 바다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라며,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 자체를 줄이는 것과 함께 이미 대기 중에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직접 제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직접공기포집(DAC)과 함께 바다의 탄소 흡수 능력을 활용하는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이 차세대 탄소중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화학 기반 직접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은 특히 에너지 소비와 장치 안정성, 대규모 확장이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꼽혀왔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인환 박사과정과 MIT 이영훈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바닷물 이산화탄소 ‘돌’로 바꿔 영구 저장…KAIST, 해양 탄소 제거 기술 개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온라인판에 지난 619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A Compact Hollow Fiber Electrode Assembly Architecture for Continuous Electrochemical Marine Carbon Dioxide Removal이다.

 

이번 연구는 현대자동차·기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C.L.E.A.N.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이 실제 대규모 해양환경에서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경우 바다를 활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새로운 탄소중립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경우 해양플랜트, 조선·해운산업, 재생에너지와 연계할 수 있어 향후 해양 탄소중립 기술의 산업화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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