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양봉장·1만805 벌무리 분석…국제학술지 게재, 실내 월동기술 개발 과학적 근거 확보

[한국농어민뉴스] 기후변화로 겨울철 한파와 이상고온이 반복되는 가운데 겨울철 기온의 변동성이 꿀벌 월동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전국 40개 양봉장, 총 1만805개 벌무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분석을 통해 기온이 안정적인 지역일수록 꿀벌 월동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했으며, 연구 결과를 올해 5월 국제 양봉 전문 학술지 'Apidologie'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겨울철 이상기상이 빈번해지면서 국내 양봉산업의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2022~2023년 겨울에는 전국적으로 40% 이상이 월동에 실패하는 등 양봉농가의 경제적 손실이 크게 증가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겨울철 기온 특성과 꿀벌 월동 성공률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전국 다양한 기후권을 대상으로 현장 연구를 추진했다.

연구진은 2024년 1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전국 8개 권역 40개 양봉장에서 사육 중인 1만805개 벌무리를 조사했다.
월동 전후 벌무리의 세력 변화와 기상자료, 주변 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겨울철 기온 특성이 월동 성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전체 월동 성공률은 69.1%로 나타났다. 다만 월동에 성공한 벌무리도 겨울을 지나면서 벌집 수 기준 평균 41.3%의 세력 감소가 발생해 겨울철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연구에서는 겨울철 평균기온 자체보다 기온의 안정성이 월동 성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기온이 다소 높거나 낮은 것보다 기온 변화가 적은 지역에서 월동 성공률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겨울철 급격한 기온 변화가 꿀벌 생존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꿀벌은 겨울철 벌들이 서로 모여 봉구(벌뭉치)를 형성한 뒤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겨울을 난다. 하지만 외부 기온이 짧은 기간 안에 반복적으로 크게 오르내리면 벌들은 체온 유지를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고 저장해 둔 먹이를 빠르게 소모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벌무리 세력이 약화되고 결국 월동 실패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가 최근 기후변화로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과 함께 한파와 이상고온이 반복되는 기온 변동성 증가 현상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겨울철 외부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벌통 내부 온도와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실내 월동 기술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내 월동기술은 급격한 기온 변화로부터 벌무리를 보호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월동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양봉 관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양봉과 화분매개곤충 분야를 대표하는 국제 전문 학술지 'Apidologie'에 게재됐다.
'Apidologie'는 꿀벌 생태와 질병, 사양관리, 화분매개 연구 분야에서 높은 학술적 영향력을 인정받는 국제 학술지로, 이번 연구는 국내 양봉 기술의 과학적 신뢰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상미 농촌진흥청 양봉과장은 "기후변화로 겨울철 이상기상이 일상화되면서 꿀벌 월동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내 월동 기술 등 기후변화 대응형 월동 관리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양봉농가의 월동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현장 적용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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