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을 지역 자원으로…소각도 매립도 아닌 순환의 길
최경영 (사)한국저영향개발협회 회장 농학/공학박사
![e5eee36fab47f12923eae7e197171fad.jpg [최경영 칼럼] 지방자치 단체장 후보에 바란다](https://kffnews.com/resource/upload/article/cntdata/e5eee36fab47f12923eae7e197171fad.jpg)
[한국농어민뉴스] 우리 동네 어딘가에 소각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많은 시민은 본능적으로 반대한다. 단순한 이기심이 아니다. 소각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고, 주민 건강을 위협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질문도 든다. "그러면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은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제 우리에게는 명확한 시간표가 주어졌다. 2026년 수도권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전국적으로 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된다. 땅에 묻는 방식에 더 이상 기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소각량을 늘리는 것이 답이 될 수는 없다. 전국 곳곳에서 소각장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님비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근거가 너무 분명하다.
소각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고, 소각재와 대기오염 물질 처리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결국 직매립 금지와 소각 반대라는 두 흐름이 동시에 강해지는 지금, 지방자치단체는 근본적으로 다른 해법을 제시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그 해법의 핵심은 '버리는 구조'에서 '쓰는 구조'로의 전환이다. 혼합 폐플라스틱을 선별·가공해 내구성과 안전성을 갖춘 순환자원으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공공시설·도시 인프라·생활환경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단순한 재활용 확대가 아니라, 폐기물 처리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소각장 대신 순환자원 거점 시설을, 매립 예산 대신 지역 자산화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것이 이 공약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실현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역 내에서 발생한 폐플라스틱을 지역 내에서 우선 활용하도록 하는 '역내 순환 원칙'을 조례로 명문화하면, 외부 위탁 처리에 지출되던 비용을 지역 복지와 환경 개선 재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공공 발주 사업에 순환자원 활용 자재를 우선 사용하도록 기준을 설정하고, 탄소 감축 실적을 탄소중립 이행계획에 연동하면 제도적 지속성도 확보된다.
![9dea2274a894ee83533526390e525e18.jpg [최경영 칼럼] 지방자치 단체장 후보에 바란다](https://kffnews.com/resource/upload/article/cntdata/9dea2274a894ee83533526390e525e18.jpg)
시민의 참여도 중요하다. 고품질로 분리 배출한 시민에게 지역화폐나 탄소포인트를 지급하는 '탄소 리워드' 제도를 도입하면, 단순한 의무적 분리수거를 넘어 자발적 순환경제 참여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다. 지역 상권과 연계된 인센티브는 환경 정책이 생활경제와 맞닿아 있다는 실감을 시민에게 안겨줄 것이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후보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소각장을 짓겠습니까, 아니면 소각 없이도 지역 폐기물을 처리할 다른 길을 만들겠습니까?"
2030년 직매립 금지 시대를 앞두고, 소각장 반대 민심을 안고, 탄소중립이라는 국가 과제를 짊어진 채—지금의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라면 그 질문에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폐플라스틱을 지역의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정책, 그것이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요구해야 할 진짜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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